여행기 그 열다섯번째 : 장고도
다녀온 날 : 2015. 10. 3 - 4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날 : 안면도 영목항 출항 - 장고도 도착 -
장고도 걷기. 약 5km (대머리 - 해안산책로 - 명장섬 민박촌 - 명장섬 해변 - 마을회관 - 달바위 - 산책로 - 청룡초교 -
보건소 - 마을회관 - 놀이터 - 숲길 - 명장섬 민박촌)
둘째날 : 명장섬 갯벌 조개 캐기- 장고도 출항 - 안면도 영목항 도착
섬의 지형이 장구처럼 생겼다 하여 이름 붙혀진,, 장고도
전국적으로 유명한 전승 민속놀이인 등바루 놀이가 시작되는 명장섬이 자리하고 있는 섬이기도 하다.
100여 가구 300여 명의 주민이 어업에 종사하며 살고있는 전형적인 어촌마을..
곳곳의 기암괴석과 더불어 백사청송(白沙淸松)이 해안을 덮고 있어 고대도와 함께
태안 해안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서해대교를 지나 얼마간을 달리자 황금들판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
1984년 고 정주영회장이 세찬 물박이 공사를 하며 유조선 공법을 세계 최초로 사용했고 단일 경영농장으로는 세계 최대의 규모로
우리나라 벼 재배 전체 면적의 1%에 해당되며, 오십만 명이 일 년 간 먹을 수 있는 쌀을 생산한다고 한다.
총 간척 면적은 4천660만 평이며 그중에 농지 면적은 3천60만 평, 공사는 십오 년 삼 개월이 걸렸다고 하니 얼마나 대역사인지 상상이 잘 되지 않았다.
가을의 한 가운데서, 잘 익은 벼들이 추수를 기다리고 있다..
안면도에서 바라본 가을바다...
장고도는 대천항으로부터 서북쪽으로 21km 지점에 위치하고 있어 대부분의 외지인들이 대천항에서 배를 이용한다.
나는 안면도 영목항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계획하였다..
출발한지 한 시간도 채 되지않은듯 한데, 장고도가 가깝게 다가온다..
장고도 대머리 선착장
섬 전체를 트레킹할 수 있다..
장고도 본섬과 연결되어 있는 명장섬..
썰물때라 걸어서도 닿을듯,, 해변에서 명장섬으로 길은 이어진다..
부드러운 모래톱은 해안,, 참 평온하다..
조수간만의 차가 크다..
수 분 사이에 물이 더 빠져나갔다..
비로소 장고도와 명장섬이 하나가 되었다..
움직이는 이는 사람이요,
구경하는 이는 섬이다..
장고도는 무당집과는 달리 마을의 당에서는 뱀 서낭을 섬겼다. 그 이유는 이렇게 전해져 온다..
옛날 장고도 어부가 조업을 나갔다가 한밤중에 바다에서 길을 잃었다.
막막한 암흑의 바다. 그런데 어디서 갑자기 섬광이 번뜩였다.
뱀 두 마리가 바다에서 교미를 하는데 그 몸에서 신령한 빛이 새어나왔다.
그 빛에 의지해 어부는 섬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그 이후 섬에서는 뱀 서낭을 모셨다.
매년 음력 정월 초 당산에서 뱀 서낭을 모시는 제례를 올렸는데 이를 진대제라 했다.
그 후 섬 주민들은 뱀을 죽이거나 쫓지 않으며 경외했다고 한다.
섬에서는 뱀과 상극인 돼지를 기르지 않았으며 지금까지도 사육하지 않는다.
아름다운 일몰로 유명한 명장섬..
명장섬 중간 솟은 바위가 보이는데,, 바로 용난 바위이다..
넓디 넓은 갯벌..
장고도 주민들은 썰물 때가 되면 갯벌 어느 곳에서든 바지락을 캔다.
마을에서는 종패를 뿌려가며 관리하는 공동 바지락 양식장이 있는데 가구마다 한 사람씩 작업에 참가하여 정해진 날에만 작업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철저하게 공동작업 공동분배로, 한 사람이 50킬로그램을 캐든 20킬로를 캐든 모두 모아서 공평하게 분배하는 것이 특징이다.
젊은 사람들은 더 많은 양을 캘 것이고 힘없는 노인들은 적게 캐겠지만 누구 하나 불만이 없다.
자신도 언젠가는 늙을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고요한...
섬 전체가 갯벌같다..
홍합이나 소라가 많이 잡힌다고 한다..
청정해역이라는 수식어가 딱 어울리는 듯한 느낌이다..
섬 주민들의 또다른 소득원,, 젓갈이다..
큰 고무통에 가득가득 젓갈이 익어간다..
물이 귀한 섬사람들의 삶의 지혜..
썰물때 물이 다 빠져나갔지만, 주민들이 만들어놓은 네모난 물저장고(?)에 물이 가득하다.
주민들은 이 물을 애벌삘래를 하거나, 갯벌에서 잡은 수확물을 간단히 씻는데 사용한다고 한다..
바다가 육지가 되고,,
육지가 바다가 되고..
장고도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전승 민속놀이인 등바루놀이가 벌어지는 곳이다.
등바루라는 어원은 ‘등불을 밝힌다’, ‘등불을 켜 들고 마중 나온다’에서 파생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력 정월 대보름이나 4월 초파일을 전후로 해당화 만발한 시점에 초경을 지낸 규수들이 삼삼오오 떼를 지어
등불을 밝히고 노래를 부르며 굴 캐기 경연을 벌인다.
누군가에게는 삶의 수단이요, 세상과의 소통이 되는 작은 어선들..
포구의 모습..
멀리 해수욕장의 뽀얀 모래사장이 시야에 들어온다..
산책로를 걷다 마을풍경을 담아본다..
청룡초등학교 장고분교..
유치원생을 포함하여 약 20명의 어린이가 재학중이다..
출입구 옆에 이승복 어린이상이 눈에 띈다..
휴일이라 텅 빈 교정이 쓸쓸해 보인다.
자유로이 토끼가 뛰어노는 학교... 자연친화적이란 표현은 이럴때 쓰는 말일게다..
장고도 염전
염전 바닥이 타일로 되어있어서 깨끗하고 이물질이 전혀 없는 청정 바닷물로 만든 천일염이다..
장고도 노인회관..
골목길에서..
다시 무섭게 밀려오는 바다..
명장섬 너머로 떨어지는 일몰..
보고있노라니 가슴이 뜨겁게 데워지는 느낌이다..
하루가 가고 다시 내일이라는 하루로 만날 것인데 저리도 미련이 남는가 보다..
새벽 어스름, 어선이 고기를 잡아 돌아왔는지 날도 밝지 않았는데 동네는 벌써 어구망을 옮기는 경운기소리에 떠들썩 하다.
장고도 마을의 바쁜 아침을 뒤로 하고 갯벌로 향했다..
한적하게 여유를 보내기에 좋은 곳..
썰물 때 시간의 변화에 따라 그 모습이 다르게 나타나는 명장섬
뒷걸음질 치는 갈매기떼..
모세가 홍해 위로 지팡이를 내밀자 바닷물이 갈라졌고 그 물이 양편에 그대로 섰더라..고 했던가..
홍해를 가른 그 모세의 기적이 이곳에 있는듯 하다..
섬 주위에 암초가 많이 발달되어 있어 바다낚시가 유명하며, 해수욕장 앞에 위치해 있는 작은 섬까지
썰물시 물길이 열려 ‘모세의 기적’을 하루에 두 번씩 볼 수 있다..
아침 8시경부터 물길이 열리기 시작한다..
돌들을 하나씩 둘추어보면 게들이 이러저리 돌아다녀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에게 좋은 학습장소이리라..
바닷물이 빠져나간 곳은 그야말로 자연의 보고다..
채취할 수 있는 호미와 통등은 주민에게 쉽게 빌릴 수 있다..
섬의 영원한 친구 갈매기떼..
녀석들도 물떼를 알고 날아와, 입질을 한다..
바닷길이 열린다..
보이지 않던 바위군이 머리를 드러낸다..
명장해수욕장은 썰물때면 약 2㎞의 드넓은 백사장이 드러난다.
백사장이 탄탄해 차를 운전해도 빠지지 않는다
종두레
노랑배
멀리 보이는 것이 안면도해수욕장 인듯 하다..
모습을 드러낸 바위군들..
하루에 두 번,, 세상과 마주하는 바위들도 이 시간만을 기다릴듯 하다..
잘생긴 바위군들..
명장섬과 용난바위가 사이좋게 이웃한다..
명장섬은 약 7시간 간격으로 간조와 만조가 반복되는데 간조 시간이 되면 이렇게 명장섬 까지 약 1km~1.5km 길이 열린다..
용난바위
장고도 북쪽에 있는 바위로 옛날에 이곳에서 이무기가 승천하기 위하여
백여년 동안 수도를 하였던 곳이란다..
이 곳 어디쯤에 대문처럼 뚫린 바위가 있다하는데,, 잘 찾지 못하겠다.
그 뚫린 바위가 용이 승천할 때 뚫린 모양이라하는데 바위들이 비슷비슷 하다..
간만의 차이가 현저해서 신기할 뿐이다..
곳곳에 드러난 너른 갯벌..
자연 그대로를 체험하며 가족 단위 캠퍼가 와도 좋을듯 하다..
시끄러운 도심을 벗어나 시간이 멈춘듯, 고요한 이 곳에서 가족과 많은 이야기를 나눔도 좋을듯 하다..
조개 및 게 종류 등 갖가지의 해산물을 직접 채취할 수 있는 기회..
터벅터벅 걷는 갯벌.. 부드러운 갯벌의 촉감을 상상하니, 온 몸이 간지럽다..
아빠와 함께 하는 갯벌체험..
도란도란 들려주는 아버지의 이야기가 마냥 신기할 듯 하다..
백사장과 청송이 조화를 이루어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섬도 육지의 일부인 것을..
나즈막한 장고도,,
언젠가는 파도의 너울이 섬을 넘어 덮어버릴 듯하다..
섬은 그렇게 말없이 잠기고, 다시 솟고, 다시 잠기고.. 하는 것이겠지..
너무 아름다웠던 일몰, 밀가루처럼 부드러웠던 해변모래,
물길이 열리고 명장섬까지 길이 이어지면, 특별한 무엇인가가 된듯 길 끝까지 달려가고 싶은,,
섬, 장고도..
다시 바다는 육지를 덮고, 섬을 만든다..
시인 정현종님은 섬을 이렇게 표현했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짧은 두 줄의 시가 마음을 깊이 파고든다..
(장고도 : 인문학습원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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