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여행기

<섬 여행22>지심도

박태문 2017. 2. 8. 10:35




  섬 여행기 그 스물 두번째 : 지심도

              

   다녀온 날 : 2017. 2. 4 - 5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날  : 장승포항 출항 - 지심도 걷기(4km)

                                      (지심도선착장-발전소-마끝해안절벽-동백숲터널-해안전망대-폐교운동장(활주로)-지심도선착장)

              -지심도 출항 - 장승포 도착 - 통영


둘째날 : 삼칭이해안길 걷기(4km) - 전혁림미술관 관람 - 통영 해저터널 - 윤이상 기념관




수백 년 된 고목 동백나무가 섬 전체 면적의 70%를 뒤덮고 있는 진짜 동백섬.. 지심도


동백과 후박, 소나무 거목들로 가득한 지심도는 걷는 내내 숲 터널을 이룬다..

약 11만평 규모로 작은섬이지만 전국 걷고 싶은 길, 17선에 선정되었을만큼 아름다운 섬이다.

파도소리와 새 소리를 들으며 동백꽃 터널을 걷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수많은 화가, 수필가, 시인들이 지심도를 노래했으니, 그 아름다움은 공증된 듯 하다..






여차홍포 해안도로 전망대에서 본 한려수도


장승포항으로 가던 중 잠시 짬을 내어 전망대에 서니, ‘한려수도’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쪽빛 바다와 잘 어우러진 섬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안구가 정화되고 가슴이 탁 트인다.







시간이 멈춰버린듯,,

바다위에 둥둥 떠있는 부표같은 섬, 섬, 섬들...

에피타이저치고는 느낌이 강렬하다..








장승포항에서,, 지심도행 여객선에 오른다..

20분 후면,, 도착하는 가까운 섬이지만

가끔은 높은 파도가 길손들을 애타게 만들기도 한다..







거제 장승포항 등대








등대와 바다..

언제봐도 빨간색의 등대는 푸른 바다와 참 매치가 잘 된다.








세상의 것들을 잠시 내려놓는다.

작정했던 계획들, 약속들, 해야할 일들....

지금 이 순간은 모든것에서 자유로워질 권리가 있다..







모습을 드러내는 지심도..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마음 심(心)자를 닮아 지심도라 부른다고 한다..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듯 작은 섬이다..







은빛 바다가 포근하게 다가온다..








2월의 초반,  동백섬 지심도를 상상하며..








지심도 휴게소가 시야에 들어온다..

장승포항에서 불과 5킬로미터의 거리지만

예상치 못한 기상악화로 섬은 늘 발이 묶일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드디어 도착..    길손들이 제법 많다..








처음 만나는 선착장 위엔 휴게소와 범바위 위에 인어상이 보인다.

인어공주를 사랑한 호랑이가 죽어 바위가 됐다는 슬픈 전설이 있는 바위다.








굵은 동백나무가 양쪽 길가에 빽빽히 자리잡고 있다






지심도 공소에 있는 성모상..







    





    


엄동설한에도 붉은 얼굴을 내밀고,, 세상구경을 한다..

노오란 꽃술과  빨간 꽃잎을 흔들며 길손을 맞이한다..







일본군 서치라이트 보관소


지심도는 아름다운 풍광만큼 아픈 역사를 품고 있는 곳이다.


지심도는 면적 0.356㎢(10만여 평), 길이 1.5㎞, 너비 500m, 해안선 둘레 3.7㎞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더 오랜 옛날에도 살다 떠나고 들어와 살기를 거듭했을 터지만 기록에 남아 있는 사람살이의 역사는 길지 않다.

사람들이 다시 이 섬에 정착해 살기 시작한 것은 조선 현종 때인 17세기 후반부터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 섬에 사는 사람들은 그들의 후손이 아니다.  

선주민들은 일제시대 제국의 군대에 의해 쫓겨났고 8.15 해방 때까지 섬에는 일본군 일개 중대가 주둔했으며

해방 이후에야 다시 사람들이 들어와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 말, 태평양전쟁에 혈안이 된 일본군이 해안 방어를 위해 섬 곳곳에 군사시설을 만들어 놓았는데,


폐교 터를 지나 만나는 포진지와 탄약고, 동백숲 근처의 서치라이트 보관소와 일본기 게양대 등이 그 상흔들이다.


아름다운 섬에서 아픈 과거와 마주하는 게 유쾌하지는 않지만 그 아픔까지도 우리가 보듬어야 할 역사이다.







표지판도,, 담아본다..








지심도 해식절벽..


지심도의 해안가를 보면 파도, 조류 등의 침식으로 깎여 형성된 절벽을 볼 수 있는데 이를 해식절벽이라 칭한다고 한다.

산지가 해안까지 연결된 암석해안에서 주로 볼수 있으며 암석의 연약한 부분을 따라서 해식동굴을 만들기도 하며

오랜기간 동안 파도의 영향으로 해식동굴이 무너져 절벽이 후퇴하기도 한다고..

해식절벽의 규모는 육지를 이루는 암석의 종류, 바다의 상태 등에 따라 결정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규모가 큰 해식절벽은 주로 동해안에 많이 나타나며 인근에는 거제 해금강, 통영 소매물도 등대섬이 대표적인 예이라고 안내되어 있었다.









시원한 조망이 주는 행복과 파도소리에 장단 맞추어 걷는 길이다..









해식절벽을 가까이,, 좀 더 당겨본다..








섬의 구석구석까지 이어진 오솔길을 걸으면서 감상하는 바다의 절경은 지심도만의 매력이다.








지심도는 모든 땅이 국방부 소유라 집주인들도 땅에 대한 권리가 없고 오로지 건물에 대한 권리만 있었다.

그런데 2016년 11월, 지심도의 소유권이 국방부에서 거제시로 이전되었다.

거제시는 이 섬을 역사와 생태가 함께하는 힐링 관광지로 조성할 방침이라고 한다.

해양전망대와 구름다리, 탐방로, 해전역사관을 비롯해 외도, 해금강을 연결하는 해상관광 루트 등을 개발할 계획이라는데

원시림이 자연 그대로 잘 보존되길 소망해 본다..








해송과 어우려진 암벽, 그리고 바다..








저마다의 스토리를 안고,,

다시 장승포항으로 되돌아가는 여객선에 오른다..







얼마나 많은 사연들이 오고 가기를 반복했을까...








지심도를 뒤로 하고..





통영으로 돌아와,, 지친 몸을 뉘어본다..

내일 걷게 될 삼칭이 해안길을,,, 고대하며..








<둘째날>





통영의 아침바다는 먼저 일어난게 미안할 정도로 고요하다..








아직 잠에서 깨지않은 여객선들..









섬마을의 정취..










삼칭이 해안길은.. 2년전 연초에 섬여행으로 왔던 기억이 있다..

날씨가 특히 맑은 겨울,, 물빛이 참 아름다웠던 그 때를 잊지 못하고 있다..









리조트 건물인데 지붕을 볏짚으로 이은 것이 이색적이다









뒤로 통영 미륵산이 보인다..








낯설지 않은 풍경..








누군가는 다시 떠나고,,

누군가는 다시 들어오고...








약 4km를 내내 바다만 보고 걷는 삼칭이 해안길은 곳곳에 기암괴석이 있으며

 해안선을 따라 자전거나 도보로 해안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첩첩산중에 드넓은 바다마당..








낚시하는 사람들을 위한 수상데크가 있다..








해안길은 걷기에,, 참 정비가 잘 되어있다.

무엇보다 자동차가 다니지 않으니 안전하게 걸을 수 있다.








전혁림 미술관


'색채의 마술사'라는 극찬을 받았던

화가 전혁림의 개인 미술관이다..


전혁림 화백께서 직접 생활하시다가 미술관으로 만든 곳이라고..

건물의 외벽은 전혁림화백의 그림과 아들 전영근의 작품을 세라믹타일로 제작,

7,500여개를 조합하여 통영의 이미지와 화백의 이미지를 표현하였다고 한다.







미술관 내부에는 화백의 60년 예술생활에 대한 역사가 소개되어 있다..








작품전시관은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사진으로는 남기지 못했다.









...








통영 해저터널









동양 최초의 바다 밑 터널로,,, 들어간다..









통영의 역사, 문화유적, 관광지등이 소개되어 있다.








윤이상 공원에 자리한 윤이상 동상..








윤이상 선생의 생애..


윤이상은 올해로부터 100년 전인 1917년 산청에서 태어나 통영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후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며 음악을 공부했다.
그후 일본에 유학 가서 작곡을 공부하고 돌아와 독립운동 관련 가곡을 작곡하여 일제로부터 두달간 수감되기도 했다.

광복후 서울에서 음악으로 이름을 날리다가 40대가 다 되어 독일로 유학을 간다.


머지않아 그는 독일에서 세계적으로 아주 유명한 음악가가 된다.

그는 분단된 조국을 가슴아파하며 조국의 통일을 위해 음악으로 기여할 수 없을까 고민하였다.

그러던 중 고구려 고분벽화(평양에 있음)의 사신도를 배경으로 작곡을 하였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북한을 방문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1967년 박정희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동백림 간첩공작사건을 일으켜 윤이상을 비롯한 유럽의 문화인사를 대거 연행하여 사형을 언도한다.

이에 세계 유명 음악가들이 한국정부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독일과 프랑스도 자국의 주권침해에 대한 항의를 하였다.
이로 인해 그는 2년여만에 특별사면이 되어 출소할 수 있었다.


한국 정부로부터 철저히 버림받은 윤이상은 독일에서 귀화하게 되었고 그곳에서는 세계적인 음악가로 추앙받았다.
그러나 정작 조국에서는 그를 입국금지시켜 그는 죽을 때까지 고국에 돌아올 수 없었다.







음악을 향한 열정적인 삶은 어느 누구와 비할바가 아니다..









 윤이상평화재단이 윤이상(1917-1995) 탄생 100주년인 올해를 재단 '제2출범'의 계기로 삼아

100주년 기념 음악회와 독일 자택 복원, 윤이상 음악 하우스콘서트 등 다양한 기념사업에 나서기로 했다고 한다.










친필 악보도 전시되어 있다..








수 많은 유품들..









독일에서 타던 차도 전시되어 있다..




이번 여행에 다 가보진 않았지만

박경리, 이중섭, 유치환 등,,  예술가들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통영이다.

여유로이 걸으며 통영을 사랑한 예술가들의 흔적을 쫒아 거니는 것도,, 

행복한 힐링여갱코스로 추천하고 싶은 여행이다..









(지심도 : 인문학습원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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