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을 완주기를 시작하며...
백두대간!
백두대간 완주를 위해 3년 넘게 무던히도 애를 썼다.
비록 북한 땅을 뺀 반 토막 백두대간이라지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 달에 한 구간 내지 두 구간을 산행하여 3년이 지나 비로소 백두대간 36구간을 완주했다.
그리고 백두산 등반을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그렇게 바라던 백두대간 완주를 무사히 마치던 날, 나의 인생에 있어서 이처럼 보람 있는 일이 있었던가... 생각 되었다.
사업을 하면서 목표에 도달했을 때에도 이처럼 감동적인 성취감은 느껴본 적이 없다. 물론 백두대간 완주의 기쁨을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성공의 감정과
비교한다는 게 어쩌면 우스울 수도 있다.
그 만큼 백두대간은 나에게뿐만 아니라 산을 좋아하는 산악인 모두에게 또 다른 세계로의 희망과 감동을 안겨주는 곳이다.
반평생 넘게 살아오면서 삶이 지칠 때마다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바쁘게 산단 말인가' 하는 회한에 젖어들기도 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백두대간을 접하고 완주를 결심하게 되었다.
한겨울 뼛속까지 파고드는 혹한 속에서 무릎까지 빠지는 눈길을 헤치며 한 걸음도 제대로 옮겨놓기 힘든 상황에서도, 숨이 탁탁 막히는 삼복더위 뙤약볕 아래서
비지땀으로 온몸이 흠뻑 젖기도 하며, 때로는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기도 했다. 그러나 산행 일정에 맞춰 때가 되면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백두대간으로 향했다.
산행을 하면서 중도 포기의 유혹도 만만치 않았고, 내가 왜 사서 고생을 하는지 의아한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비록 힘에 겨운 산행이었지만 한 구간을 마칠 때마다 차츰차츰 쌓여가는 그 성취감은 실행에 옮겨본 이가 아니면 결코 느껴보지 못하리라.
백두대간!
이는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동쪽의 해안선을 끼고 남쪽으로 맥을 이어 내려가다가 태백산을 거쳐 남서쪽의 지리산 천왕봉까지 이르는 한국 산의 큰 줄기를 망라한
산맥이다.
즉, 한반도 산계의 중심이며 국토를 상징하는 산줄기로서 함경도, 평안도, 강원도,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에 걸쳐져 있다
처음 1구간인 설악산 진부령에서 시작하여 마지막 36구간인 지리산 천왕봉을 끝으로 남한의 백두대간을 마치고 다시 백두산에 올랐다.
백두산 천지를 바라보며 느꼈던 그 감회는 지금 다시 생각해도 뭐라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우리 민족의 성지인 백두산은 나에게 엄청난 충격과 감동을 주었다.
천지를 보며 어떤 이는 입을 벌린 채 넋이 나가 있던 모습, 어떤 이는 합장을 하고 열심히 소원을 비는 모습, 눈시울이 붉어져 나를 바라보던 반백의 노인...
그 모습들은 아마도 평생을 두고 잊지 못하리라.
백두대간을 한 구간, 한 구간 다녀올 때마다 기록하여 총1,017일 동안의 산행기를 <백두대간의 사계>라는 책으로 엮어 출판하기도 했다.
나름대로 보고 느꼈던 것과, 산행지도 및 소요시간, 코스 등을 삽입하여 백두대간의 정보에 애끓는 산악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세상에
빛을 보게 했다.
<백두대간의 사계> 한솜미디어, 2008
백두대간 완주를 한마디로 표현하라고 하면 "朝聞道 夕死可矣"
즉, "아침에 도(道)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라는 공자의 말로 대신하고 싶다.
산행일자 : 2004년 10월 23일~24일(무박)
날씨 : 맑음
산행거리 : 14.3km(도상거리)
산행소요시간 : 8시간 30분
산행코스 : 진부령-마산-대간령-신선봉-상봉-미시령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루고픈 동경의 대상이리라.
처음 완주를 결심하기까지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염려스러웠다
하지만 '마음만 있다면 이루지 못할 것도 없다.'라고 생각하니 염려는 사라지고 기대감에 가슴이 설렜다.
지금 하지 않으면 평생을 두고 후회할 터이고 지금이 앞으로 살아갈 날들중 제일 젊은 날이니,
그 또한 도전해볼 일이 아닌가.
백두대간 종주를 결심하고 여러 달을 정보 수집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산은 나에게 있어 어머니 품같은 안식처이며 때론 고단한 삶으로부터의 피난처이기도 하다.
늘 신선한 물이 퐁퐁 솟아나는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아서 산행후엔 늘 삶의 의욕이 재충전 된다.
첫 구간을 다녀오며 산은 에누리 없이 내가 발걸음을 떼어 움직인 만큼만 자신을 허락하는 존재로
새롭게 인식되는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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