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36구간 (고기리~천왕봉)
종주일자 : 2007년 7월 15일~17일(2박3일)
날씨 : 15일 - 맑음 . 16일 - 비 . 17일 - 비
종주거리 : 47.8km(도상거리)
종주소요시간 : 24시간 30분
종주코스
15일 : 고기리-큰고리봉-정령치-만복대-묘봉치-작은고리봉-성삼재-노고단산장(1박)
16일: 노고단산장-노고단-돼지평전-임걸령-노루목-삼도봉-토끼봉-명선봉-연하천산장-형제봉-벽소령산장-선비샘-칠선봉-영신봉-세석산장-촛대봉-연화봉-장터목산장(2박)
17일 : 장터목산장-제석봉-천왕봉-법계사-중산리
3년 전, 설레는 마음으로 첫 백두대간 산행을 시작하였는데 어느덧 마지막 구간인 지리산에 올랐다
천왕봉 정상에서 백두대간 종주라는 현수막을 앞세워 대원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백두대간 36구간, 남한 구간 완주의 기쁨을 동료들과 함께 나눴다. 감개가 무량했다. 천왕봉 정상석 뒷면에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란 문구를 읽자 또 한번 가슴이 벅차 올랐다. 산행을 하면서 자연으로부터 전해오는 무언의 교감으로 백두대간을 벗 삼아 지냈다. 지나간 시간들이 두고두고 그리울 듯하다.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이원규 지음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시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 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 노을을 품으려거든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몸이 달아 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굳이 지리산에 오시려 거든 불일 폭포의 물 방망이를 맞으러 벌 받는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의 눈 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려거든 세석 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고
최후의 처녀림 칠선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 만 오시라
진실로 진실로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 처럼 겸허하게 오고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만 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