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여행기

<섬 여행 11> 굴업도

박태문 2015. 4. 14. 16:25

 

  여행기 그 열한번째 : 굴업도 

              

   다녀온 날 : 2015. 4. 4 - 5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날 : 인천 연안부두 - 덕적도 - 굴업도행 여객선으로 이동상선 - 굴업도

                     굴업도 걷기(약6km) : 큰마을 - 목기미해변 - 연평산 - 코끼리바위 - 큰마을 - 토끼섬

 

        둘째날 : 개머리초원 - 굴업도 출항 - 덕적도 - 인천 연안부두

 

 

 

 

 원형의 섬, 굴업도를 다녀왔다..

 

섬 전체가 천혜의 해안경관을 잘 간직하고 있어 기대가 컸다.

땅콩농사와 목축으로 근근이 살아가던 외딴 섬, 핵폐기장 후보지로 사회적 논란이 불붙던 곳,

섬의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CJ그룹이 섬 전체를 깎아 골프장과 레저단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또다시 논란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시민단체의 노력으로 2009년 제10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대상, 꼭 지켜야 할 자연유산 환경부 장관 상 등을 받기도 했다. 

 

인천 앞바다의 작은섬 굴업도는 서로 연결이 쉽지않은 이런 굴곡진 역사를 안고 있다.

우리나라 유인도 가운데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섬으로 꼽히는 굴업도는 최근 섬의 일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예고되면서

거센 조류와 파도, 바람이 빚어낸 독특한 해안지형이 주목받고 있으며 그러한 유명세로 외지인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굴업도는 인천항에서 남서쪽으로 85㎞ 떨어져 있거니와 바로 가는 배편도 없어 덕적도에서 배를 갈아타야 하는 먼 섬이다.

굴업도는 인천광역시 옹진군 덕적군도를 이루는 41개 섬 중의 하나다.

덕적도~굴업도 노선는 홀수일과 짝수일에 따라 운항 노선이 바뀌니 여행시 참고하면 좋다. 

홀수일에는 덕적도에서 굴업도까지 1시간, 짝수일에는 덕적군도의 여러 섬을 들렀다 굴업도에 들어가기 때문에 2시간이 소요된다.

종잡을 수 없는것이 해상날씨니, 배편이 안 좋은 날에는 5시간 가까이 걸린다고 하니, 굴업도는 참 먼 섬이다.

 

 

 


 

 

 

멀어지는 인천항..

 

 

 

 

 

 

 

인천대교가 가깝게 다가온다..

 

 

 

 

 

 

 

바다위의 풍경은 늘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못하게끔 한다..

하늘, 바다, 섬...

 

 

 

 

 

 

 

인천여객터미널을 떠난지 1시간 30분만에 덕적도 진리선착장에 도착했다..

철부선 나래호로 갈아타고 2시간 정도를 더 달려야 한다..

 

덕적도는 섬을 중심으로 주변의 또 다른 섬을 여행할 수 있는 매력을 지닌 여행지다.

덕적도의 지명은 깊고 큰 바다에 위치한 섬이라는 뜻에서 ‘큰 물섬’이었는데 이것이 한자화 되어 덕물도(德勿島)로,

다시 덕적도(德積島)로 되었다고 전해진다.  덕적도는 서해 최대의 자연휴양지로 꼽힌다.

 

삼국시대에는 황해 해상교통의 중심지였으며, 조선시대에는 수군을 두어 지키게 했다고 한다..

산세가 가파르고 임야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농경지는 전체면적의 10%에 불과하지만

수산자원이 풍부하니 자급자족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강렬한 이미지의 등대.. 제 몫을 톡톡히 해내리라..

 

 

 

 

 

 

 

토끼섬

 

 

 

 

 

 

 

부도

 

 

 

 

 

 

 

넌 이름이 뭐니?

 

 

 

 

 

 

각흘도

 

 

 

 

 

 

아름다운 덕적군도의 섬들이 멀어진다..

 

 

 

 

 

 

 

 

문갑도의 백사장이 가깝게 다가온다..

 

 

 

 

 

 

 

광대도

 

 

 

 

 

 

계섬

좌측 뒤로 관도, 별섬이 보인다..

 

 

 

 

 

 

 

문갑도 선착장

 

 

 

 

 

 

 

기차바위인듯 하다..

 

 

 

 

 

 

오누이의 애틋한 전설이 어린 선단여  

세 개의 돌기둥으로 이루어진 바위섬이 아스라이 떠서 정취를 돋운다. 선단여라는 이 바위섬에는 애틋한 전설이 이어져 내려온다.
옛날 굴업도 남쪽 백아도에 늙은 부부와 남매가 살고 있었다. 부모가 갑자기 세상을 뜨자 외딴섬에서 외롭게 살아가던 마귀할멈이 여동생을 납치한다.

그 후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된 오빠는 배낚시를 하다가 풍랑을 만나 이름 모를 섬에 흘러 들어가고 그곳에서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이 여인은 십여 년 전 헤어졌던 여동생이었다. 이 기구한 운명을 안타깝게 여긴 하늘은 선녀를 내려보내 그간의 사정을 알려준다.

그러나 이들이 헤어지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고집을 부리자 노한 하늘은 오빠와 동생, 마귀할멈에게 번개를 내리쳐 목숨을 앗아간다.

그 후 이곳에는 3개의 바위섬이 솟아올랐고, 이를 애통해 하던 선녀가 붉은 눈물을 흘리며 승천했다는 전설에 따라 '선단(仙丹)여'라는 이름이 붙었다

 

 

 

 

 

 

 

선미도

 

 

 

 

 

 

드디어 굴업도 도착..

나래호는 내일 다시 만나게 되리라...

 

 

 

 

 

배를 타고 3시간 30여분을 달려 드디어 도착한 굴업도..

목기미해변 뒤쪽으로 멀리 연평산과 덕물산(오른쪽)이 보인다..

 

 

섬 이름의 기원은 의견이 분분한데 섬이 물 위에 구부리고 있는 오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굴압도(屈鴨島)로 불렸다는 얘기와,

괭이나 삽으로 땅을 파야 하는 척박한 땅이라고 해서 굴업도(掘業島)라 불렸다는 얘기가 전해온다.

1923년 조선일보 기사에는 ‘구로읍도(鷗鷺泣島)’라는 표기가 등장하는데 갈매기와 백로가 우는 섬이라는 뜻으로,

조선 초기 고려 유신이 숨어들면서 생긴 이름이라고도 전해진다..

 

 


 

 

 

섬을 동서로 연결하는 목기미해변 초입에서 왼편으로 난 산길을 오르면 오붓한 숲길이다

 

 

 

 

 

 

 

큰마을해수욕장과 굴업도 남쪽의 딸린 섬인 토끼섬

 

 

 

 

 

 

 

마을의 공동 편지함

 

마을주민들의 이름이 나란히 적혀있다.. 아마 10가구인가 보다..

매운 바람 부는 겨울이면 주민 대부분이 뭍으로 터전을 옮겼다가 여름이면 민박업을 하기 위해 다시 섬으로 돌아온다고..

1994년 정부가 굴업도를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터로 선정한 이유도 주민 수가 적다는 것과 외진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듬해 활성 단층(지진대)이 발견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핵 폐기장 건설이 백지화되었다

 

 

 

 

 

 

 

큰마을 앞 완만한 모래해변은 아무리 큰 풍랑이라도 잠재우는 자연방파제 구실을 하고 있다.

 

 

 

 

 

 

 

큰마을해수욕장과 개머리 언덕방향..

 

 

 

 

 

 

 

목적지 개머리능선을 향해 오르는 길..  바위군이 멋지다.

능선의 길이는 약 1km, 양쪽 바다에서 시작한 바람은 끊임없이 경사면을 따라 불어 오르고, 나무도 풀도 그 바람 따라 능선을 향해 눕는다.

 

 

 

 

 

 

 

연평산이 시원스럽게 보인다..

 

 

 

 

 

 

 

 

 

 

 

약 9000만년 전 화산활동으로 생긴 섬이 긴긴 세월 거의 고립돼 있으면서 원시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다..

 

 

 

 

 

 

 

 

 

 

 

 

 

 

작디 작은 굴업도에는 시선 어디를 두어도 다 사진에 담고픈 풍경들이 가득하다..

 

 

 

 

 

 

 

경유했던 문갑도가 우측으로 보이고, 멀리 덕적도도 시야에 들어온다..

한적하고 고요한, 때 묻지 않은 순수함,, 굴업도는 담백한 느낌이다..

 

 

 

 

 

 

 

예전에는 땅콩으로 풍족했던 섬이지만 중국산이 밀려들어오면서 땅콩 농사를 접었다.

1970년대에는 민어 파시가 열릴 정도로 민어가 많이 잡혔으나 그것도 옛말이고

현재는 민박 수입에 의존해 살아간다. 그래도 쌀 말고는 섬 안에서 다 자급자족이 되니 먹고 살 걱정은 없다. 

 

 

 

 

 

 

유유자적 여유를 부리고 싶은 풍경

 

 

 

 

 

 

 

내일 갈 예정인, 개머리 초원을 담아본다..

 

 

 

 

 

 

 

굴업도의 봄...  진달래가 반가워 눈인사 해본다..

 

 

 

 

 

 

천주교인천교구 굴업도공소

 

 

 

 

 

 

관리가 잘 되고있는건 아니지만, 마음이 편안하다..

 

 

 

 

 

 

아멘~!

 

 

 

 

 

 

 

공소 내부

 

고요하다 못해 조금 썰렁한 느낌이지만, 모든것은 마음안에 있는 것이니까,,

구하는대로 주실줄 믿으며...

 

 

 

 

 

 

 

굴업도에 와봤다면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고씨민박집..

 

 

 

 

 

인근에 예약해 좋은 다른 민박집에서 짐을 풀었다..

시간적인 여유가 더 허락된다면,, 개머리초원에서의 비박을 고려해보련만...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잠이 든다..

 

 

 

 

<둘째날>

 

 

큰마을에서 개머리초원으로 가다 펼쳐지는 전경..

큰마을해수욕장과 토끼섬이 잘 보인다..

물때가 맞으면 토끼섬은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해변의 모래도  무척 곱다.  섬의 토질이 세사토(細沙土)이니  당연한 일이다. 

이만큼 호젓하고 한적한 해변도 드물듯 하다..

 

 

 

 

 

 

 

초원 어르는 길에..

 

 

 

 

 

 

 

거듭된 화산활동의 자취와, 바위가 갈라져 부서지고 녹아내린 침식의 역사가 고스란히 섬 구석구석에  남아있다.

 

 

 

 

 

 

 

 

개머리초원 한 켠, 백패커들에게는 명당(?)쯤 되는 곳이다..

낮이면 푸른바다와 파란 하늘이 눈이 시릴 만큼  내리비치고 밤이면 보석같은 수많은 별들이 쏟아질 터이니,, 명당이 확실하다..

춥진 않을까 염려되지만,, 그 보다 더 큰 행복함이 그런 불편함을 보상해주리라 생각된다..

 

 

 

 

 

거북바위

 

개머리초원 끄트머리, 힘겹게 오르고 있는 거북바위와 만난다..

 

 

 

 

 

 

 

두꺼비 같기도하고,, 특이한 바위..

 

 

 

 

 

 

 

 

비슷한 모양의 바위가 하나 더 있다..

 

 

 

 

 

 

 

곳곳에 오랜세월을 두고 파도와 비바람 등에 의하여 풍화되고 침식된 깍아지른 바위절벽이 솟아있고

절벽아래로는 바위들이 리아시스식 해안을 이루고 있다.

주변의 바위는 모두 화산암괴로 이루어져 있다.

 

 

 

 

 

 

 

 

 

 

 

 

 

 

 

 

 

산호를 연상케하는 소사나무..

 

 

 

 

 

 

 

개머리초원.. 한때 이곳은 목장으로 소떼를 방목하였다고 한다.

지금은 염소와 사슴들의 터전이라고 한다. 키우던 사슴 한쌍이 집을 나가 야생사슴으로 대가족을 이루었다고 한다. 

 

 

 

 

 

 

 

 

     개머리 초원 위에서는 야영하며 굴업도를 더 가까이 즐길 수 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초원이 펼쳐져 있고, 주변에 민가는 물론이고 인공시설이 전혀 없어 백 패킹에 최적이리라.

실제로 1년에 1만 명 정도 섬에 들어오는데 70∼80%가 백 패커라하니 '백패킹의 성지'라는 수식어가 괜히 붙은게 아니다.

방법은 달라도 자신의 행복을 찾아 떠나고, 찾고, 즐기는 것은 다를바가 없을듯 하다.

 

 

 

 

 

 

 

 

가슴이 탁 트인다..

이런맛에 오는 것일게다..  와봐야만 아는 이 기분..

송골매가 하늘을 날고, 염소와 사슴이 초지와 바위를 서성일 것 같다..

 

 

 

 

 

 

 

굴업도에 대해 정리해 보면,,

평화로웠던 굴업도가 뉴스에 등장한 건 1994년, 정부가 굴업도를 핵폐기물처리장으로 지정해 발표하면서 부터다.

이미 경북 울진·영덕, 충남 안면도 등에 방폐장을 설치하려다 주민 반대로 물러섰던 정부는, 주민 반발이 약할 것으로 예상해 굴업도를 선택했다.

그러나 정부는 굴업도에서 이주해야 할 가구가 당시 6가구뿐이라는 사실만 확인했을 뿐, 가장 기초적인 지질조사는 소홀히 했다.

굴업도 지반이 지진이 일어날 수 있는 활성단층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부는 이듬해 지정고시를 해제해야 했다.

아울러 굴업도에 대한 대대적인 학술조사가 진행되어 전국의 환경운동단체가 힘을 합쳐 굴업도의 생태적 가치를 알리는 사업을 펼쳤다.

조사 결과 굴업도는 국내 최대의 송골매 서식지이자, 먹구렁이 서식지로 밝혀졌다.

왕은점표범나비·이개뿔소똥구리·검은머리물떼새 등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과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수십 종이 다수 서식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토끼섬, 해안절벽과 목기미사구, 코끼리바위 등은 그저 아름다운 풍경이 아니라 지리학적으로 매우 희귀한 지형이었다.

난대성 식생의 북방한계선과 한대성 식생의 남방한계선이 굴업도에서 만난다.

한라산에 고도에 따라 다른 종류의 풀과 나무가 자라는 것처럼, 굴업도에서도 산과 해안에서 나는 식물이 달랐다.

 바다는 서해에서 수심이 가장 깊고, 밀물과 썰물의 수위 차가 가장 큰 지역이란 사실도 알려졌다.

굴업도가 한국의 갈라파고스니, 살아있는 지리학 교과서로서의 가치가 인정된 것이다.

그리고 2006년. CJ그룹이 굴업도에 골프장·호텔 등을 갖춘 관광레져단지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고 섬의 98.5%를 사들였다.

그러자 핵폐기물처리장 건설 반대를 외쳤던 환경운동단체가 다시 뭉쳤고, 문화 예술인도 단체를 결성해 반대운동을 벌였고

마침내 CJ그룹은 2014년 말 굴업도 골프장 건설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외지인은 의도치 않게 ‘무단침입자’다. 다행히 골프장개발을 포기해 큰 훼손은 막을 수 있게 됐지만 앞으로 섬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땅은 사유지가 됐지만 풍경은 공유해야 한다. 굴업도를 본 사람들의 공통된 바람일게다.

굴업도의 바람은 그 말이 듣고 싶어 오늘도 끊임없이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있는지 모른다.  

 

 

 

 

 

 

 

목기미 해변

이곳의 사구는 어느 해 겨울 5개월 동안 2m를 전진했다는 전문가의 증언을 감안하면 움직이는 섬인 셈이다.

이러한 왕성한 사구의 활동은 덕적도 부근의 모래가 바람에 날려 와 만든 결과인데 이런 것들이 바로 학술적 가치를 높이고 있다.

 

 

 

 

 

 

어제 굴업도로 데려다 주었던 나래호,, 반갑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여행객들이 승선하고 있다..

섬 주민들은 찾아볼 수 없다..

 

 

 

 

 

 

 

안녕.. 굴업도여~~

그곳에 그렇게 굳건히 견뎌내고 있으렴..

 

 

 

 

 

 

 

촘촘히 바다위를 떠 있는 섬. 섬. 섬.

"섬은 휴식이다"

 

 

 

 

 

 

 

여객터미널로 들어서는 관광객들..

 

 

 

 

 

 

 

인천여객터미널 도착..  처음 떠날때처럼 여객선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가고 싶은 섬을 찾기 위하여 숨바꼭질 하듯 찾아낸 섬..  굴업도

상상했던 섬을 거닐며 그곳만의 풍경을 담을 수 있어 행복했던 기억들

소중한 나만의 여행 한 페이지가 쓰여진 듯 하다..

언제 통제가 될지 모르지만 마음의 평안을 갈망하는 도시인들을 포근히 감싸 안아주는 아늑한 안식처 굴업도가

지금처럼 원형 그대로 잘 보존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소중한 그 무엇이 되어주길 고대해 본다..

 

 

 

 

 

 

<굴업도 : 인문학습원 자료>